경찰, 조각가 소환조사키로
‘울산의 상징’으로 꼽히는 공업탑 지구본이 구리(銅)로 제작돼 25일 다시 설치된다.
2010년 12월 공업탑 정비사업을 하면서 구리로 제작하도록 한 지구본을 철로 제작하는 바람에 붉은 녹물이 공업탑 탑신으로 흘러내렸다.
▶본보 7월 17일자 A17면 울산의 상징 ‘공업탑’에 녹물 줄줄
문제의 지구본은 1967년 공업탑을 설계하고 건립한 조각가 박칠성 씨(84)가 2010년 9월부터 3개월에 걸쳐 제작을 맡았다. 공업탑 보수를 위한 정비사업(사업비 7억6000만 원)을 맡은 한림조경㈜이 공업탑과 남녀상 제작을 박 씨에게 재발주한 것. 당시 울산시와 한림조경은 지구본을 구리로 제작하도록 주문했지만 실제로는 철로 만든 뒤 구리 가루로 코팅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는 당초 박 씨를 고발할 방침이었지만 시가 박 씨와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어서 한림조경에 하자보수를 요구했다. 한림조경은 박 씨에게 지구본을 구리로 다시 만들라고 요청했다. 울산시는 “박 씨가 갖고 있는 공업탑에 대한 ‘저작권’을 넘겨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지구본 재설치가 끝난 뒤 박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회사원 김모 씨(46·울산 북구)가 지난달 박 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공업탑은 울산이 1962년 1월 특정공업지구(공업특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7년 4월에 세웠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상징하는 철근 콘크리트 기둥 5개 위에 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얹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