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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복숭아

입력 | 2012-08-08 03:00:00

나무에 달린 말복 보약… 상온에 뒀다 먹어야 꿀맛




《 “지금, 탱탱한 복숭아에서 꿀 같은 단물이 넘쳐흐른다.” 8월은 복숭아의 계절이다. 특히 ‘조치원 복숭아’ 등 유명 산지의 제철 복숭아는 말복(末伏)의 보약으로 불릴 만큼 영양과 맛이 뛰어나다. 요즘 전국의 주요 산지를 방문하면 먹음직스러운 복숭아가 산더미처럼 쌓인 간이 판매장을 길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역 브랜드에 개인과 영농법인의 이름을 내걸고 고객의 발길을 끈다. 복숭아가 최고의 맛을 내는 시기는 요즘부터 9월 하순까지다. 이 시기를 놓칠세라 2일 ‘전주 복숭아 큰잔치’를 시작으로 주산단지 지방자치단체들이 복숭아 축제와 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 》 
○ 맛과 건강 한꺼번에 잡는 여름 과일

중국이 원산지인 복숭아는 국내에서는 주로 관상용과 약용으로 재배되다가 현재와 같은 개량 품종은 개항과 더불어 1890년대 중반 도입됐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복숭아 재배면적은 1만3795ha, 생산량은 매년 18만5078t가량이다.

복숭아 산지는 세종시 조치원, 경북 청도, 경산, 전북 전주, 충북 음성, 경기 이천 등이 유명하다. 이들 지역은 일교차가 크고 황토와 모래가 뒤섞인 토양 조건을 갖추고 있다.

100년 전통의 조치원 복숭아는 생산량이 전국 생산량의 3%에 불과하지만 전국의 많은 상품이 ‘조치원 복숭아’로 둔갑할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다. 홍백과 천중도백도가 주력 상품이다.

‘감곡 복숭아’(음성)와 ‘장호원 복숭아’(이천)는 브랜드 통합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02년 ‘풍부한 햇살을 받고 탐스럽게 영글었다’는 의미의 ‘햇사레’로 통합한 뒤 2008년 7월 31일 서울 가락시장 경매에서 복숭아 4.5kg들이 11상자가 역대 사상 최고 가격인 상자당 31만 원씩에 낙찰됐다. 백도, 그레이트, 미백, 천중도, 황도 순으로 출하되는데 9월 중하순에 나오는 황도가 특히 유명하다.

○ 화장품, 와인… 복숭아의 진화

복숭아는 단맛과 신맛의 비율에 따라 품종별로 다양한 감칠맛을 낼 뿐 아니라 비타민 A와 C, 아미노산, 섬유소, 무기질 등 인체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종합영양제’이기도 하다. 복숭아는 구입 후 상온에 두었다가 2, 3일 안에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득이 냉장 보관할 경우 1∼2시간 전에 미리 상온에 내놓아 8∼13도가 됐을 때 먹어야 당도가 회복된다. 0∼1도 정도의 온도로 냉장 보관하면 2∼3주일간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세종시복숭아연구회 김학용 회장은 “품종마다 다소 다르지만 공동된 감별법은 봉합선(복숭아의 꼭지 부분에서 반대편 아래 부분까지 이어진 선)이 뚜렷하고 봉합선 양쪽이 우량아 엉덩이처럼 동그랗고 균형을 이룬 것이 좋다”며 “색감이 전체적으로 선명하고 일정하며 과일의 껍질이 매끄러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숭아 농장에서 복숭아를 구입할 때에는 햇볕을 많이 받고 영양분이 몰리는 나무 맨 위쪽 복숭아를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복숭아는 저장성이 약해 제철에 생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각종 유통 가공 기술의 발달로 병조림과 즙, 장아찌, 한과, 막걸리, 와인 등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스무디와 파이, 샐러드, 샌드위치 등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는 복숭아를 원료로 여성용 및 남성용 화장품과 친환경세정제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가뭄에 고온 현상이 겹쳐 작황은 예년에 비해 다소 좋지 않은 편. 품질 좋은 복숭아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려면 주산단지의 농업기술센터나 복숭아직판장 등을 활용하면 좋다. 축제장을 방문하면 특상품을 20∼3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시식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천=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음성=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