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8개 따내 종합 5위’ 목표 크게 밑돌자 침울
“어렵다.”
일본의 우에무라 하루키 런던 올림픽 선수단장은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의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당초 금메달 15∼18개로 종합 5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일본은 남은 기간 6∼8개의 금메달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회 12일째인 8일 현재 일본의 성적은 금 2개, 은 13개, 동 14개로 종합 20위. 사실상 지난 대회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 9개, 은 6개, 동 10개) 이상의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인정한 셈이다.
자신만만하던 일본의 발등을 찍은 것은 전통의 ‘메달밭’ 유도다.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 때 4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7개의 금메달을 유도 한 종목에서 쓸어 담았다. 반면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유도에서 획득한 메달은 금 1개, 은 3개, 동 3개가 전부다. 한국(금 2개)은 물론이고 러시아(금 3개) 프랑스(2개)보다 부진한 성적. 특히 남자 유도에서는 1964년 유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일본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사상 최초의 굴욕’, ‘역사적 대패’라는 내용으로 일본 유도의 현주소를 다뤘고, 요시무라 가즈오 전(全)일본유도연맹 강화위원장은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호치 등은 부진의 원인을 △2009년 룰 변경 이후 적응 부진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진단했다. 유도 경기 방식이 기술보다는 포인트 위주로 바뀌면서 일본의 장기인 기술을 발휘하지 못한 데다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쳤다는 것이다.
유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은 강세였던 수영에서도 부진했다. 이번 대회부터 야구와 소프트볼이 빠진 것도 일본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우에무라 선수단장은 남은 기간에 축구 체조 육상 레슬링 등에서 메달을 따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