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 3억 출처-최종 종착지 규명 집중
사건 제보자인 정동근 씨(36)가 검찰에서 한 진술은 현재까지 대부분 아귀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 검찰 “500만 원이 아니라 3억 원”
검찰은 조 씨의 집 압수수색에서 정 씨가 구체적으로 진술한 루이뷔통 대형 서류가방을 확보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500만 원이면 5만 원권 100장이라서 양복 상의 주머니에 들어가고 남는다. 설사 1만 원권 500만 원어치를 받았어도 굳이 대형 루이뷔통 서류가방에 옮겨 담았을 리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금품 전달일인 3월 15일 오후 9시 10분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타기 전 조 씨가 오후 8시∼8시 반경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 머물렀을 때 현 전 의원이 아닌 제3의 인물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다음 날인 3월 16일 조 씨가 경남 김해시 가야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쳤다는 점도 주목하고 이 자리에서 제3자에게 돈을 건넸거나 조 씨가 3억 원 가운데 일부를 착복했을 가능성도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 조 씨는 검찰에서 이런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3억 원 어디서 나와 누구에게로
검찰의 사용처 수사에서 주목할 점은 현 의원 남편 회사인 ㈜강림CSP 회계담당 상무 자택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200억 원대. 현재 현 의원 남편이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기 때문에 회삿돈 횡령 등으로 공천 뒷돈이나 비자금을 조성한 경로 및 규모, 공모 정황이 포착될 수도 있다. 검찰은 현 의원이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 유치원을 운영하지만 정치활동 자금줄은 이 회사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현 의원은 “남편 회삿돈을 가져다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현 의원의 딸 집을 압수수색한 것도 비슷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 의원은 올해 선거관리위원회에 180억 원대의 재산을 신고했다. 검찰은 회계담당 상무를 소환해 돈의 성격과 사용처를 추궁하는 한편 필요하면 현 의원 남편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3억 원의 최종 행방이 조 씨 입에 달렸다고 보고 그의 당일 행적과 이후 행적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3월 15일 3억 원이 부산에서 서울까지는 돈이 배달된 게 분명하지만 제보자 정 씨가 최종적으로 현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는 장면을 못 본 탓에 실체 규명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까지 관련자 진술 가운데 정 씨의 말이 신빙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씨와 현 전 의원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조 씨에게 들었다”는 것만 제외하고 △서울역에서 조 씨와 만났고 △조 씨의 루이뷔통 가방 존재가 확인됐고 △조 씨와 현 전 의원이 22초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3월 15일 상황에 대한 정 씨의 진술이 대부분 사실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