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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리뷰]KBS ‘해운대 연인들’… 조여정의, 조여정을 위한 드라마

입력 | 2012-08-10 03:00:00


어우동 차림의 소라(조여정)가 차력사로 위장한 태성(김강우)을 ‘변태’로 오해해 하이킥을 날리고 있다. KBS TV 화면 촬영

6일 첫 회가 방영된 KBS2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극본 황은경·연출 송현욱 박진석)은 영화 ‘방자전’ ‘후궁: 제왕의 첩’의 조여정이 주연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이 드라마는 마약범을 쫓는 검사 태성(김강우)이 ‘검사는 절대 안 된다’는 전직 조폭 중식(임하룡)의 딸 소라(조여정)를 만나 겪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조여정은 남성들을 쥐락펴락하던 영화 속 특유의 눈빛 대신 생선회 칼과 고등어를 손에 잡았다. 소라는 부산 토박이로 자갈치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처녀의 억척스러움과 아버지가 빼앗긴 호텔을 되찾겠다는 독기로 가득 찬 캐릭터다.

결론적으로, 이 드라마는 아쉽게도 ‘조여정의 쇼쇼쇼’에 그치고 있다. 드라마 전체가 그의 영화 속 이미지와 개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테면 극중에서 소라는 나이트클럽에서 말썽을 부린 관순(소연)의 술값을 물기 위해 ‘어우동 쇼’를 펼치며 저고리를 벗어던지고, 차력사로 위장 잠입한 태성의 가슴에 뺨을 파묻는 식이다. 드라마 전개상 자연스럽지 않은 설정과 노출이 이어져 산만하다.

배우들의 부산 사투리도 귀에 거슬린다. 마치 개그 프로그램에서 사투리를 과장해 따라 하는 것처럼 들린다. 특히 소라는 어김없이 말끝에 서울 말씨가 배어 나와 부산 토박이에 억척스러운 횟집 처녀라는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반감시키고 있다.

‘해운대…’가 코믹한 분위기이지만 극중 인물들이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설정된 것도 아쉽다. 권력이나 돈보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일하는 검사와 야망을 지닌 호텔 부사장 준혁(정석원), 호텔을 가로챈 양 사장의 부인 육탐희(김혜연)의 속물근성을 노골적으로 대비한다. 이래서는 반전의 묘미를 찾기 힘들다. 특정 배우의 원맨쇼보다는 해운대의 생기 넘치는 다양한 군상을 보고 싶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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