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물샐틈없는 특별 경호 경비작전을 펼쳤다. 대통령의 신변 보호는 대통령경호실이 맡지만 군 통수권자가 사상 처음으로 전용기와 헬기 편으로 독도를 찾는 만큼 군 당국도 하늘과 바다, 땅에서 ‘입체경호’에 나선 것이다.
이날 ‘해맞이’라는 극비 암호명이 부여된 경호작전은 이 대통령이 탄 공군 2호기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이륙하면서 시작됐다. 인근 상공에서 대기하던 KF-16 전투기 편대는 공군 2호기가 50여 분을 날아 강릉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공중엄호 임무를 수행했다. 같은 시간 경기 오산과 대구의 중앙방공통제소(MCRC)는 감시 인력을 늘려 이 대통령의 비행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전방지역과 한반도 영공의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이 대통령이 강릉에서 전용헬기로 갈아타고 무장헬기의 호위를 받으며 울릉도와 독도를 향해 출발하자 인근 상공에는 F-15K 전투기 편대가 출격해 초계비행을 했다. 조종사들은 지상 기지와 교신하면서 전용헬기의 이동 상황을 전달하며 만일의 위협에 대비했다.
독도 해역 팽팽한 긴장감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한 가운데 동해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이날 오전 울릉도 인근 해상에 배치된 함정과 헬기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울릉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아울러 육군의 전방부대와 수도권 방공포부대 등도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마치고 청와대로 귀환할 때까지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합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평소보다 매우 높은 수준의 경계임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나 자위대 항공기가 독도에 접근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해마다 순시선을 독도 인근 해상에 보냈고, 2005년엔 항공자위대 정찰기가 독도 남쪽 64km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한국군의 경고방송을 받고 돌아간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앞으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불만을 품고 자위대 항공기나 함정을 독도 인근에 근접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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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