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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독도 방문]소설가 김주영-이문열 씨도 李대통령 독도 방문 동행

입력 | 2012-08-11 03:00:00

金 “대통령의 영토수호 의지 현장에서 확인”
李 “문화-환경적 측면 강조하려고 함께 갔다”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는 소설가 김주영(73) 이문열 씨(64)가 동행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한일 간 영토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강경한 자세를 보여 왔다. 이날 오후 6시경 이들은 서울공항을 거쳐 청와대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앞두고 있었다.

김 씨는 “비서실장이 ‘대통령께서 울릉도에 가는데 같이 가겠느냐’고 묻기에 좋다고 했다. 서울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에야 독도에 간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갑작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께 특별히 의견을 말씀드린 것은 없고 구경꾼, 참관인으로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두 작가)를 독도행에 참여시킨 것은 문화적 환경적 측면을 더해 (영토 문제와 관련한) 방문 목적을 희석시키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김 씨는 이번이 세 번째 독도 방문이다. 처음에는 방송사의 프로그램으로 오징어잡이 어선을 현장 취재하다 큰 폭풍을 만나 본의 아니게 독도에 ‘불법 상륙’했다고 그는 전했다. 두 번째 방문은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독도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참여한 것. 당시 문인들은 결의문을 통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엄숙히 천명하며 일본은 남의 담장 안의 과일나무를 자기 것이라 억지떼를 쓰는 구시대적 망상에서 깨어나라’고 촉구했다.

“오랜 만에 찾은 독도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예전보다 시설이 잘돼 있었고 순직비도 세워져 있더라. 독도경비대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우리 땅을 지키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 대통령이 통닭(치킨)을 가져갔는데 어찌나 좋아들 하던지….”(김)

두 작가는 동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통령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대통령께서 ‘즉흥적인 것은 아니고 오랫동안 생각해 오셨다’고 하더라.”(이)

“대통령께서 지난해에 가려고 했는데 기상악화로 못 갔고, 이번에는 울릉도에서 하룻밤 묵으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 좋아진다고 해서 당일로 다녀가기로 한 것이라고 그러더라. 대통령은 (독도 방문을 둘러싸고) 말썽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인 것, 경제적인 것 그런 눈치를 보면 못 간다고 했다.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김)

김 씨는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독도에 못 간 것은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하느라 그런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독도의 안전시설을 꼼꼼히 살피면서 잘 정비하고 고쳐야 한다고 했다면서 “나라사랑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강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돌발적으로 외교적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비판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나는 비관적이진 않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어렵다고, 힘들다고 미룰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왜 지금인가라는 얘기도 있는데 현실정치에서 국면전환용이라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쪽에서 국면이 전환되어야지 이쪽(외교)에서야 국면이 전환되겠느냐”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독도에 들어가기 전 울릉도를 찾은 대통령 일행을 도민과 관광객들이 열광적으로 반겨준 것도 감동적인 모습이었다고 했다.

“울릉도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울릉도민과 관광객들이 나와서 난리가 났다. 대통령이 이들을 보고 손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차에서 내려 애들과도 일일이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대통령의 나라사랑을 직접 현장에서 목격했다는 게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김 씨)

김 씨는 “독도 방문을 토대로 글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오늘이 지나면 곧 구문이 되지 않겠느냐”며 웃음 지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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