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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너희 집에 폭탄 설치” 10대 장난전화에 군경 출동 소동

입력 | 2012-08-11 03:00:00

고교생 친구가 음성변조 전화… 경찰 60명-폭발물처리반 수색




 “너희 집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사는 이모 군(17)은 9일 오후 4시 40분경 알 수 없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휴대전화 너머로 40대 중년의 낮고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대방은 웃으며 “폭탄이 설치돼 있으니 도망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소스라치게 놀란 이 군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60여 명과 폭발물 탐지견 2마리, 군 폭발물 처리반이 즉각 이 군의 집으로 출동했다. “저희 집에 폭탄이 설치됐어요.” 이 군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주민 50여 명도 급히 대피했다.

경찰이 2시간가량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군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 친구 김모 군(17)으로 밝혀졌다. 김 군은 이틀 전 내려받은 스마트폰 무료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목소리를 변조했다. 발신번호도 같은 방법으로 바꿨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협박전화를 한 혐의로 김 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 군은 “심심해서 장난친 것뿐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