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우주 탐사가 벌어질 때 NASA 연구원들이 땅콩을 먹는 전통은 196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NASA는 달 표면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기 위해 레인저라는 무인우주선을 쏘아 올렸지만 여섯 번째까지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1964년 7월 일곱 번째 무인우주선인 레인저 7호가 달을 향해 접근했을 때 누군가가 통제실 연구원들에게 땅콩을 돌렸다. 그 덕분인지 레인저 7호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을 근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때부터 땅콩은 NASA의 행운의 부적이 됐다.
▷우주왕복선을 발사하기 전, NASA 우주인들은 우주복을 입고 간단한 카드게임을 하는데 대장이 져야만 게임이 끝나고 비로소 발사장으로 향한다. 로켓이 발사되기 전에 우주인들은 멋있게 장식된 케이크를 놓고 기념사진을 찍되 어느 누구도 먹어서는 안 된다. 일종의 터부(Taboo)다. 러시아 우주인들은 좀 더 독특하다. 이들은 로켓에 오르기 직전에 발사장까지 자신들을 싣고 온 차량의 바퀴에 소변을 본다고 한다. 최첨단 기술과 초정밀 수학이 집적된 우주과학 영역에서도 좋은 결과를 바라는 인간의 비과학적 의례는 필수인가 보다.
민동용 주말섹션 O2팀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