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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구강 위생에 눈을 뜨기 시작했던 일제강점기에는 가루 치약인 치마(齒磨)를 많이 썼다. 고바야시상점(小林商店)의 라이온치마 광고(매일신보 1937년 12월 15일)를 보자. 라이온치마 브랜드 이름을 헤드라인으로 쓰고 “귀여운 어린이를 위하야(위하여) 이것만은 반드시 잇지(잊지) 마십시요”라고 지시하며 두 가지를 당부하고 있다. 즉, “무서운 충치를 방비(防備·예방)하기 위하야 어린이들의 니(이)를 반드시 닥도록(닦도록)” 해야 하며 “치마면 엇던(어떤) 것이든지 좃타는(좋다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라이온치마와 갓치(같이) 어린이들의 니에 제일 유익한 치마를 쓰지 안으면(않으면)” 안 된다는 것.
색동저고리를 입은 어린이가 칫솔을 들고 이를 닦으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그림에서 이 시기의 디자인이 선으로 그리는 라인 드로잉에서 선 안에 색칠을 하는 삽화 형식으로 바뀌어가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광고에서는 충치 예방을 위해 이를 닦아야 한다는 근대적 위생을 강조했다. 치마는 치쇄자(齒刷子·칫솔)와 함께 근대적 위생의 필수품이었다. 1920, 3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는 라이온(ライオン), 구라부(クラブ), 진탄(仁丹)이라는 3대 치약 브랜드의 광고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이를 닦는 것 역시 근대인이 되는 필수 과정이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