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공화 러닝메이트 확정 자수성가한 42세 하원의원, 오바마 재정적자 공격 선봉… 복지축소 주장은 역풍 우려
올해 42세의 라이언 의원은 이날 버지니아 노퍽 해군기지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밋 롬니 대선 후보로부터 부통령 후보로 소개받자 “침체된 경제, 높은 실업률, 늘어나는 정부 부채는 버락 오바마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11월 6일(대선일) 미국을 되찾아 오자”고 강조했다.
롬니 후보는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한 라이언 의원은 아메리칸 드림의 모델”이라며 “오바마의 실패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과 열정을 갖춘 그가 바로 미국이 바라는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부진에 시달려온 롬니는 라이언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해 그의 보수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던 당내 강경 보수 세력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여읜 후 사회보장연금을 저축하고 맥도널드의 종업원과 트럭 운전사로 일하며 대학 등록금을 마련한 라이언의 서민적 이미지는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이라는 롬니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언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모르몬교 신자인 롬니에게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롬니가 라이언을 러닝메이트로 고른 것을 두고 오바마의 최대 약점인 경제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라이언은 세금 인하와 사회보장 혜택 축소를 통해 재정 지출을 줄여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예산 보수론자이다. 롬니-라이언 팀이 예산, 세금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역할을 두고 민주당과 차별성을 강화하면 대선의 최대 이슈인 롬니의 베인캐피털 경영 부실과 세금 미납 공방은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롬니보다 스물세 살 어린 라이언은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과 함께 부통령 후보 1위를 다툴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롬니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위스콘신 소도시 제인즈빌 출신인 라이언은 오하이오 주 마이애미대 졸업 후 밥 캐스턴 상원의원의 우편물 개봉 담당 인턴으로 시작해 샘 브라운백, 잭 캠프 상원의원 밑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뒤 1999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7선 의원이다. 강경 보수세력 티파티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공화당 젊은 의원의 모임인 ‘영건 클럽’을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대표와 함께 주도하고 있다.
16세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을 직접 목격한 그는 건강에 큰 관심을 두고 매일 아침 한 시간 이상 운동에 열중한다. 그는 해발 4300m인 콜로라도의 포티너 산을 40회 이상 등반한 경력이 있는 등산광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