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에서 매일 복습으로 습관 바꿨죠
서울 광진구 대원국제중 3학년 김진섭 군(14)은 초등생 시절은 반짝반짝 빛났었다. 시험을 보면 틀린 문제는 전 과목에 걸쳐 고작 한두 개. 하지만 지금의 중학교에 진학한 후 치른 첫 진단평가 결과는 ‘쇼킹’ 그 자체였다. 영어성적이 전교생 중 하위 20%에 속하니 영어 집중 교육반인 ‘인센티브(Incentive)반’에 들어가 보충수업을 받으라는 학교의 통보를 받은 것이다. 김 군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열심히 해서 하위 20%라는 치욕을 씻고 말 테다!’ 김 군의 의욕은 하늘을 찔렀지만 성적에는 큰 변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벼락치기’ 습관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진학후 첫 진단평가에서 영어성적이 전교생 중 하위 20%에 속했던 대원국제중 김진섭 군은 ‘하루→일주일→한달 복습법’을 활용해 공부한 이후로 2학년 2학기 영어 중간, 기말고사에서 100점을 받았다.
대원국제중 수학시험은 시험문제의 절반가량이 영어로 나온다. 김 군은 영어로 표현된 수학적 개념을 해석하지 못해 문제를 잘 풀지 못했는데, 어느덧 영어실력이 향상되자 수학성적도 함께 오른 것이다.
김 군이 이룬 도약 뒤에는 어떤 노력이 숨어있었을까.
1학년 겨울방학, TV를 보던 어머니가 김 군을 불렀다. TV에는 한 ‘공부 잘하는 형’이 등장해 자신의 공부법을 소개했다. 그날 배운 건 그날 복습하고, 주말에는 그 주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한 달 동안 공부한 것은 매달 마지막 주에 공부하는 방법이었다. ‘공부 잘하는 형이 말해주는 방법이니까 효과가 있겠지.’ 김 군은 새 학년이 시작되자 이 공부법을 실천해보았다.
지금까진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부터 각종 교과서를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공부할 양이 많아지고 중요한 내용만을 추려서 외울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하루→일주일→한 달’ 복습법을 실천하자 교과서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가 파악됐다. 평소 반복 또 반복해 공부하다 보니 시험기간에 공부할 분량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취약 과목은 방과후 학습으로 보충했다.
모르는 문제는 쉬는 시간에 선생님을 찾아가 질문했다. 수업시간 발표에도 적극 참여했다. 김 군은 “적극성이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국의 구글 창업을 꿈꾸며
평일 수업과 방과후 학습이 끝난 오후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는 자율학습시간. 김 군은 이 2시간 동안 어떻게 하루 7교시 수업한 내용을 모두 복습하고 암기할 수가 있을까.
김 군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중요하다고 강조한 내용이나 반복해서 나오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면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공부했다. 학교에서 집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은 약 1시간. 복습시간으론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2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생긴 꿈은 김 군에게 학습 동기를 선물해주었다. ‘앞으로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던 그때, 친구가 책 한 권을 추천해주었다.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이란 책이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책을 읽고난 김 군은 정보기술(IT)를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겠다는 소중한 꿈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IT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며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김 군. 10년 후 한국의 ‘페이지’나 ‘브린’이 탄생할 날이 현실이 될 것만 같다.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글·사진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