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이병은 첫 휴가를 즐기는 중에 ‘군 장병의 스마트폰 때문에 군 보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신문 기사(동아일보 8월 4일자 1면)를 읽었다. 병사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훈련 장면이나 무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한 얼빠진 중위는 야간훈련 나가는 장갑차가 줄지어 선 사진과 함께 “중대전술 & 대대종합전술훈련 2주일짜리 다녀오겠습니당”이라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신세대 사병들이 스마트폰을 몰래 영내에 반입하는 사례가 있으며 “내무반원의 3분의 1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는 전역 병사의 증언이 보도되기도 했다.
▷군대에서는 모든 통신의 첫마디가 ‘통신보안’이다. 예컨대 “통신보안, 작전과 홍길동입니다”라며 전화를 받는다. 보안 유출의 제1창구가 통신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은 특성상 평양에 앉아서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다. 북한은 컴퓨터 영재 3000여 명을 ‘사이버 전사(戰士)’로 키울 정도로 정보전에 골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으로 군 정보를 흘리는 짓은 북에 남침로를 열어주는 이적행위다. 국방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1월 ‘군 장병 SNS 활용 가이드라인’을 하달했다. 그럼에도 사고가 반복되자 한층 강도가 세진 ‘사이버 군기강 확립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