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행복점수 올랐지만 순위는 제자리
이번 조사와 5년 전 조사를 비교해 보면 지구촌 여러 국가 구성원들의 삶의 만족도 평균은 다소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조사에서 37개국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 평균은 10점 만점에 6.94였지만 이번에는 34개국 평균이 7.25로 올라갔다.
세계인들의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분석한 결과 가정의 경제 사정에 만족할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이, 노인보다는 젊은 세대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 발견됐으며, 경제적 요인의 영향력이 가장 높았다.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고령자들이 느끼는 삶의 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노인복지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삶의 만족도는 5년 전 6.35에서 이번에는 6.61로 상승했다. 그러나 국가별 순위는 5년 전 37개국 중 30위에서 이번에는 34개국 중 28위로 별로 변동이 없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들은 터키, 포르투갈, 헝가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행복도 역시 65.93점에서 67.59점으로 상승했지만 국가별 순위는 5년 전 37개국 중 28위였고, 이번에는 34개국 중 20위를 기록해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한국인들의 사회심리적 상황은 한국 사회가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오래 머무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또 빨리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한국 사회의 ‘업적 지상주의’는 국민의 기대치를 높였고, 높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사회적 현실은 국민들의 삶을 피곤하고 불행하게 해 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인들이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공약과 정책들로 국민의 기대감을 상승시킨 것에 반해 점차 심화되는 경제·사회적 양극화 현상과 이념적 갈등 등은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남영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 정치학
이남영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 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