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준엄할 초 法: 법 법 嚴: 엄할 엄 刑: 형벌 형
즉 한비의 요지는 군주가 경계할 것이 관용이라는 것으로 군주가 어설픈 감정에 휘둘려 위법한 행위를 한 자들을 용서하는 일이 없어야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 사상의 핵심 개념인 ‘인(仁)’이니 ‘덕(德)’이니 ‘서(恕)’와 같은 것들에 주목하지 않았던 한비는 성질이 나쁜 어린이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아이의 부모가 몹시 걱정을 해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마을 사람이 나무라도 소용없으며, 소위 어른이 타일러도 아랑곳없는 아이는 관청에서 관리가 나와 못된 자를 찾고 있다고 말하는 강압을 행사해야만 두려운 마음에 자신의 잘못을 고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부모가 사랑으로 감싸기보다는 관청의 엄벌이 더 큰 교육적 효과를 발휘한다는 논지다.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초법엄형’이라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준엄한 법집행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포상(褒賞) 역시 정확하고 후하게 주어야 하며 그 대상은 결코 친소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백성들이 속으로 믿고 있어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으며 군주를 위해 기꺼이 충성할 자세가 된다는 것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