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난화에 달라진 ‘식탁 위 생선 반찬’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고등어 전갱이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늘어난 반면 찬 바다에서 많이 나는 갈치와 굴 등은 생산량이 줄었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올 1∼6월 어업생산량은 184만3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7만2000t보다 4.0%(7만1000t) 증가했다. 어업생산금액 역시 3조6833억 원으로 작년 동기의 3조5813억 원보다 1020억 원(2.8%) 늘었다.
생산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어종은 전갱이로 지난해 상반기 4000t에서 2만2000t으로 450.0% 늘었다. 이어 고등어는 2만5000t에서 4만2000t으로 68.0% 증가했으며 오징어와 꽃게 역시 생산량이 각각 27.5%와 26.4% 증가했다.
고등어 전갱이 오징어 등은 모두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이들 어종의 생산량이 늘어난 건 한반도 인근 해역의 수온이 올랐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철에 동중국해 등 따뜻한 바다로 이동했던 고등어 전갱이 등이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오르자 겨울에도 계속 남해 연안에 머물러 어획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 1∼8월 남해의 평균 수온은 24.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9도보다 1.7도 상승했다.
반면 차가운 바다에 사는 일부 어종의 생산량은 급감하고 있다. 한대성 어종인 갈치는 올 상반기 생산량이 9000t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1만1000t)보다 18.2% 줄었다. 수온이 오르면 어획량이 감소하는 굴, 젓새우류 역시 생산량이 각각 26.6%와 20.1% 감소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어획량 변화는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한때 ‘금(金)등어’로 불리기도 했던 고등어는 최근 가격 하락으로 ‘서민생선’의 지위를 되찾았다. 고등어 중품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이달 13일 10kg 한 상자에 1만45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철의 3만7500원보다 61.3% 떨어진 가격이다. 반면 갈치 가격(4kg)은 이달 8일 12만 원으로 작년 같은 때의 7만7000원보다 55.8% 급등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