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리콜’은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이야기와 캐릭터의 힘이 달린다. 소니픽쳐스 제공
하지만 버호벤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토탈리콜’(15일 개봉)은 원작의 아우라를 계승하기에는 한참 부족해 보인다. 이야기의 뼈대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 어느 시점의 지구.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전쟁으로 전 세계 대부분이 불모지다. 세계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브리튼 연방’과 ‘콜로니’로 양분돼 대립한다. 콜로니의 평범한 노동자 더글러스 퀘이드(콜린 패럴)는 매일 밤 똑같은 악몽에 시달린다. 누군가에게 쫓기다 총을 맞고 깨어나는 꿈이다. 퀘이드는 완벽한 기억을 심어 고객이 원하는 환상을 현실로 바꿔준다는 ‘리콜사’를 방문한다. 기억을 심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전 세계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음모가 그를 옭아맨다.
이에 비해 2012년 작품은 진화한 CG를 빼면 논할 게 별로 없다. 식민지 반군을 위해 싸우는 주인공의 행보는 뻔히 예측 가능하고, 결말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는 듯한 주인공 캐릭터들은 매력이 없다. 미술을 전공한 렌 와이즈먼 감독은 비주얼에 꽤 신경을 썼지만, 이것만으로는 ‘영리하고 까다로워진’ 관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역부족이다. 주연배우 패럴, 케이트 베킨세일 등의 매력도 슈워제네거나 스톤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3일(현지 시간)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의 현지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다. 14일 오후 현재 미국 유력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토마토’(rottentomatoes.com)에서 이 영화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전문가 비중은 30%대에 불과하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87%,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73%를 얻은 것에 비해 현저히 낮다. 15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