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릉도와 독도 해역에서 잡힌 참홍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울릉도, 독도 주변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에게 얼마 전부터 작은 행운이 찾아왔다. 고기잡이배가 쳐 놓은 어망에 ‘참가오리’가 우연히 걸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민들은 kg당 2만5000원에 이 물고기를 내다 팔며 짭짤한 부대수입을 올렸다.
그런데 그동안 참가오리인줄 알고 팔았던 물고기가 실은 참가오리의 4배 값어치인 ‘참홍어’였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동해와 울릉도 인근 어촌 마을에서 환호성이 터졌음은 물론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15일 “어민들이 잡은 참가오리의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서해에 살고 있는 참홍어의 DNA와 정확히 일치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참가오리와 참홍어는 전문가도 육안으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색깔, 외관이 흡사해 어민들도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역의 참홍어는 주로 수심 50∼60m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어(稚魚)뿐 아니라 양 날개 지느러미 사이 폭이 80cm에 이르는 대형 참홍어도 이 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산과학원 조현수 박사는 “서해에 살던 참홍어가 높아진 수온을 피해 동해로 이동한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개체군이 원래부터 동해에 서식하고 있었던 것인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참홍어는 1990년대 중반까지 연간 어획량이 3000t 정도였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수온상승 등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줄어 2000년대 중반에 200∼300t까지 떨어졌다. 2007년부터 정부가 어획량을 제한하며 ‘홍어자원 회복사업’을 벌인 영향으로 지금은 연간 300∼400t까지 어획량이 회복된 상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