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뚝기업들, 소비자와 친해지다
최근 기업 간 거래(B2B)를 주로 하는 ‘굴뚝 기업’들의 SNS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재 기업이 주도했다. 고객의 장바구니에 들어가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기업의 SNS 계정은 물론이고 특정 브랜드나 제품별 계정까지 운영하며 고객과 소통해 왔다. 특히 B2B 기업 중에서도 정보기술(IT) 업종은 SNS를 활용해 왔지만 철강, 석유화학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은 SNS와 거리가 멀었다.
최두진 포스코 소셜미디어추진반장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객’의 의미가 원료를 공급하는 공급사, 협력업체 직원, 지역사회 주민까지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외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사뿐 아니라 회사와 관련된 모든 분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 또 이들 기업의 영업 사이클이 장기적이고 기업 간 거래에서는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앞서 기업의 평판이 중요하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B2B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SNS를 통해 업계의 주요 트렌드를 따라잡고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영국의 BP나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셸, 덴마크의 선사 AP몰러-머스크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기업의 역사와 가치를 일반인들과 공유하고 있다.
○ ‘페친’과 비즈니스 얘기는 금물
이들 기업이 SNS를 통해 공유하는 콘텐츠의 공통점은 딱딱한 사업과 관련한 내용은 가급적 배제했다는 점이다.
GS칼텍스는 B2B 기업 중에서도 SNS를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에서만 4만여 명의 ‘페친(페이스북 친구)’을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인사이터라는 트위터 계정도 운영한다. 주유소라는 소비자들과 접점이 있긴 하지만 페이스북 담벼락에 주유소 관련 콘텐츠는 거의 없다. 대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거나 소비자가 공감할 만한 이벤트, 전문가가 제공하는 정유 관련 상식을 통해 정유사가 일반인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가치를 친근하게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회사 홍보보다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발굴하거나 사옥인 페럼타워 내 이벤트를 공유하는 내용으로 누리꾼과 친근감을 쌓아가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