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소리 인생을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 보이는 국악인 신영희 씨. 아미엔터테인먼트 제공
국악인 신영희 씨(70)가 다음 달 15, 1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나의 소리 60년 콘서트’를 연다. 그는 60년 전인 열 살 때 소리꾼이던 아버지(신치선)에게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2002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50주년 기념 공연을 연 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형 무대를 10년 만에 꾸몄다.
14일 신 씨는 “‘누나’ ‘동생’ 하고 지내는 상벽이(방송인 이상벽 씨)가 ‘올해는 누나가 소리한 지 60주년인데 그냥 보낼 수 없잖아요. 근사한 공연 한번 해봅시다’고 해서 이번 무대를 마련했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공연에서 사회를 맡은 이 씨뿐 아니라 친구인 배우 사미자 김형자 윤문식 씨를 비롯해 TV 코미디 프로그램의 ‘쓰리랑 부부’ 코너로 인기를 끈 김미화 김한국 씨도 출연한다.
1부에서는 신 씨의 일생이 이영민, 이주희 작가에 의해 ‘소리가 있는 드라마’로 펼쳐진다. 아버지는 어린 딸이 소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딸의 재능을 확인한 뒤에는 몇십 리 떨어진 곳까지 데리고 다녔다. 사미자 김형자 씨가 어머니로 번갈아 출연하고, 명창 김일구 씨가 아버지 역을 맡았다. 신 씨의 제자 둘이 10∼30대를 연기하고 40대 이후는 본인이 직접 출연한다.
“나의 소리 일생을 무대에서 이렇게 풀어놓기는 처음이네요. 대본을 보면서 세 번을 울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소리하면서 고생할 때…. 지난날로 돌아가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롭네요. 진짜 신영희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2부는 윤문식 씨, 쓰리랑 부부와 함께하는 흥겨운 마당놀이로 꾸며진다. 옹헤야 뱃노래 새타령 물레타령처럼 신나는 노래를 직접 들려준다.
고희(古稀)를 맞았지만 그는 철저한 관리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시설과 교도소를 찾아 우리 소리를 들려주는 봉사활동도 1976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