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집인지 모르고 침입… 부인에 사과편지 보내기도
지난해 작고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집에서 보석과 아이폰 등을 훔친 도둑이 절취한 애플 제품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새너제이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카리엠 맥팔린이라는 35세 남성은 지난달 17일 공사 중이던 잡스의 집에 침입해 아이패드와 아이팟 각각 3개, 아이폰 2개, 아이맥 컴퓨터 등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잡스 부인의 것으로 보이는 최고급 귀금속 브랜드 티파니의 목걸이, 귀걸이 등 6만 달러(약 6800만 원) 상당의 귀금속과 최상급 샴페인인 ‘크리스털 샴페인’도 훔쳤으며 믹서 등 부엌용 집기까지 집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맥팔린은 훔친 애플 기기 일부를 딸과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인터넷을 통해 처분했다. 그러다가 이 중 1대로 자신의 아이튠스 계정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경찰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추적으로 2일 덜미를 잡혔다.
맥팔린은 비어 있던 잡스의 집 차고에서 열쇠를 발견했고 집 안에서 물건을 뒤지다가 잡스의 편지를 보고 집 주인을 알게 됐다고 경찰 진술에서 밝혔다.
새너제이대 미식축구 선수 출신인 맥팔린은 “하는 일마다 안 돼 도둑질까지 하게 됐다”며 절도 사실을 자백한 뒤 잡스 부인에게 사과 편지를 썼다고 경찰이 밝혔다. 보석금 50만 달러를 내지 못한 맥팔린은 구속됐으며 20일 재판을 받는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8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