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고액 진료 논란을 빚었던 피부과 원장 김모 씨가 오리온그룹에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청탁 용도로 쓸 로마네콩티를 요구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로마네콩티가 뇌물성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베르 드 빌렌 ‘도멘 드 라 로마네콩티(DRC)’ 사장이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년 전만 해도 로마네콩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구입자였지만 지금은 마셔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뇌물은 인류 역사에서 아주 오래된 거래다. 이브가 아담에게 건넨 사과가 뇌물의 시작이라는 관점도 있다. 우리 역사에는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를 탈출하기 위해 보장왕 측근에게 청포(靑布)를 건넸고, 고려의 세도가 이자겸의 집에 뇌물성 선물로 들어온 고기 수만 근이 썩어갔다는 기록이 있다. 2010년 뇌물 수수 혐의를 받은 이대엽 전 성남시장의 집에서 외화 뭉칫돈과 함께 포장도 뜯지 않은 고급 넥타이 300여 개와 명품 가방 30여 개, 1200만 원 상당의 양주 ‘로열살루트 50년산’, 400만 원 상당의 ‘루이13세’ 코냑 등이 나와 검찰 수사관을 놀라게 했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