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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

입력 | 2012-08-20 03:00:00

不: 아니 불 忍: 참을 인 人: 사람 인 之: 어조사 지 心: 마음 심




남의 고통을 차마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마음을 나타내는 말로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심을 뜻한다. 맹자는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시각인데, 맹자는 고자(告子)와 인성(人性) 문제를 논하면서 기본적으로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한 마음을 갖추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사유는 인본주의의 발단이 되며, 그가 인정(仁政)과 덕정(德政)을 주창하게 되는 기본 틀이기도 한데, 맹자의 논지는 간단하다. ‘공손추상(公孫丑上)’편에서 “인간은 모두 다른 사람을 차마 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옛날의 왕은 다른 사람을 차마 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런 마음으로 정치를 시행했다. 다른 사람을 차마 할 수 없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차마 할 수 없는 정치를 하게 되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 손바닥에서 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人皆有不忍人之心, 先王有不忍人之心, 斯有不忍人之政矣. 以不忍人之心, 行不忍人之政, 治天下可運於掌上)”라면서 정치의 요체는 이런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우물에 빠지려는 어린 아이를 보고 놀라움과 측은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예로 들었다. 맹자에 따르면, 아이를 구해주려는 감정이 누구에게나 생기게 되는 것은 그 어린 아이의 부모에게서 어떤 혜택을 얻고자 하기 때문도 아니고, 이웃 사람과 친구들의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며, 그러한 경우를 보고 그러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는 비난을 싫어하기 때문도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맹자 사유의 기본 축은 “측은해 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며, 부끄럽고 싫어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라는 인간론으로 귀결된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