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히스토리아’로 학습만화 첫 부천만화대상
학습만화 ‘피터 히스토리아’는 주인공 페테루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인류사의 주요한 사건들을 경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인더갭 제공
학습만화 ‘피터 히스토리아’로 2012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부천만화대상을 받은 송동 근 만화가.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축제 개막식이 열린 15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난 송 작가는 “생각지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면서 “새로운 학습만화의 지평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피터 히스토리아’는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태어난 13세 소년 페테루가 영생을 얻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인류사의 주요한 사건들을 겪어 나간다는 내용을 그렸다. 페테루는 지역에 따라 표트르, 베드로, 피터 등으로 이름을 바꾸며 등장한다. 주인공이 이솝과 함께 팔려 가는 그리스 노예가 되는가 하면 예수의 제자가 되는 등 역사적 인물들과 호흡한다는 점에서 “학습만화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어린이 교양월간 ‘고래가 그랬어’에 2007년 초부터 2009년 1월까지 약 2년 간 연재된 뒤 지난해 2권짜리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발생연도에 집착하고 누가 어떤 사건을 터뜨렸는가에만 주목하는 역사만화를 답습하고 싶지 않습니다.” 송 작가는 “암기식 역사 교육 영향으로 정보 나열에만 충실한 것이 기존 역사만화들의 맹점”이라며 “기존 학습만화들의 형식은 교과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조선사에 눈을 돌렸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나약한 국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조선은 찬란한 역사를 지닌 나라입니다. 그 훌륭했던 부분들이 가려지고 있는 게 안타까워요.” 그는 역사만화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지나가는 한 컷에도 당시 의복, 음식, 언어습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며 책을 쌓아 두고 공부 중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