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없는 국산 장미’ 세계적 히트
16일 오전 경기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장미온실 안에서 이영순 원예육종팀장이 장미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 팀장은 지금까지 36종의 신품종을 만들었다. 경기도 제공
이 팀장은 ‘장미박사’로 통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998년부터 장미를 인공수정시켜 새로운 품종으로 개량하는 일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모두 36종의 신품종을 선보였다. 신품종이 나오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7년이 걸린다.
내놓는 품종마다 시장에서 반응도 좋았다. 그중에서도 최고 히트작은 2010년 개발된 가시 없는 장미 ‘딥퍼플’. 이 품종은 출시 1년 만에 전 세계에서 40만 송이가 팔렸다. 신품종이 한 해 300종 이상이 출시되는데 딥퍼플은 이 가운데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인기 품종이다. 지금도 남미 등 10개국에서 재배하고 있어 1∼2년 후면 밀리언셀러(100만 송이 판매)에 오르게 된다.
그는 새 품종이 성공할 때마다 느끼는 쾌감 때문에 지금도 연구실에서 밤늦게까지 장미와 마주하고 있다. 이 팀장은 “서울 양재동 화훼시장에서 유통되는 장미 120여 종 가운데 국내산은 20종에 불과하다”며 “600여 장미 재배 농가들이 해외에 비싼 로열티를 주지 않고 좋은 품질의 장미를 키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