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출이 확실한 가운데 나머지 비박(비박근혜) 대선주자들의 성적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트 박근혜’를 위한 교두보가 될 2, 3위 자리를 놓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2위 싸움에서는 김 지사가 앞서가고 다른 3명의 주자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2위 득표율은 7∼15% 정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경선 과정에서 박 의원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운 김 지사에게 비박 진영의 표가 어느 정도 결집될지가 관건이다. 김 지사 측은 2위를 차지하면 지사직이 끝나는 2014년 6월 이후 당권에 도전하는 등 2017년 대선주자로서의 본격적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득표율 10%를 넘어 2등을 노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의원들과 당원들이 김 의원을 2017년 대선주자로 여기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성적에 관계없이 차차기 대선을 노리고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인 만큼 3위를 해도 내상은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을 수확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 실장 측도 내심 2위 자리를 기대한다. 이명박 정부를 계승하는 후보라는 점을 경선 내내 강조했기 때문에 비박 진영의 표가 몰리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공천 뒷돈 진상조사위에서 자신이 추천한 위원이 사퇴하는 등 마지막까지 박 의원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안 전 시장 측도 득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당 안팎에선 “순위와 상관없이 경선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재선의 인천시장이지만 중앙 정치무대에선 정치 신인이었던 만큼 전국적 인지도를 높인 것에 만족하며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평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