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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독도 충돌]한국 정부 대응… ‘노다 유감 서한’에 반박 답장 적극 검토

입력 | 2012-08-20 03:00:00

국제법상 서한 효력 검토중… 日언론 사전공개엔 불쾌감
9월 정상회담 성사 힘들듯




李대통령 친필 ‘독도 표지석’ 제막 19일 오전 경북 울릉군 독도 동도 망양대에서 ‘독도 표지석’ 제막식이 열렸다. 망양대 국기게양대 앞에 설치된 표지석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친필로 쓴 ‘독도’ ‘대한민국’ ‘이천십이년 여름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왼쪽부터 최수일 울릉군수, 이병석 국회 부의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지사, 김찬 문화재청장, 송필각 경북도의회 의장,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경북도 제공

정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독도 문제 관련 ‘유감 서한’에 대해 반박 서한 발송 등 여러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서한을 돌려보낼 수도 있고, 서한에 대해 우리 입장을 재확인해 보내는 방법도 있고, 아예 대답을 안 할 수도 있다”며 “법적으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국제법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 문제가 국제 이슈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서한에 대한 대처가 국제법상 어떤 효력과 의미를 갖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조만간 반박 서한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시급히 결정할 사안은 아니고 아직 법적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일본이 전방위 공세를 벌이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 정부의 생각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외교 관례상으로도 외국 정상의 서한을 그냥 무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일본 정부가 서한을 보낸 뒤 우리 정부가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일본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 “외교적 예의를 벗어난 방법”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 요구 발언에 대해선 “오해가 있었다”고 거듭 말한 뒤 “일본 측에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를 통해 (발언이 나온 경위 등을)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일본 측에서 (정상회담을) 하자면 피할 이유가 없겠지만, 현재까지 APEC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계획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일 관계가 그만큼 얼어붙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며칠 전까지 정부 안팎에선 APEC 정상회의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의제가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가늠할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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