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대필 작가의 카페와 블로그는 관련 검색어를 몇 개 입력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대필 작가들은 자신들의 카카오톡 아이디와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카페에 공개한다. 어떤 작가는 블로그에 자신의 사진과 과거 직업, 자신이 대필해준 유명 인사의 자서전, 강의 경력 등을 공개해 수험생들의 ‘신뢰’를 얻는다.
이들은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들이 대필한 자기소개서를 적발해 내는 것을 수험생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한 대필 작가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대필 검증 프로그램은 여러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 속에서 중복되어 나오는 문장을 잡아내는 원리”라면서 “하지만 전문 대필 작가에게 맡기면 무조건 남의 것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내용을 ‘창조’하므로 이런 검색 프로그램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인터뷰 양식에 있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을 적은 뒤 이 서류파일을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자기소개서 양식과 함께 대필 작가에게 e메일로 보냈다. 곧바로 견적 메일이 왔다. ‘이화여대 8만 원, 연세대 10만 원, 서강대 9만 원’이라며 한꺼번에 진행하면 2만 원 할인된 25만 원에 진행해 주겠다고 했다. 대필 작가는 요청한 날짜까지 대필 작업이 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대필 작업은 선입금 후 진행하며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하면 즉시 대필에 들어간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 했던 활동과 역할’을 쓰라고 하는데, 이런 활동이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는 “걸리지 않을 정도의 ‘창작’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문의 시간으로부터 6시간 안에 받을 수 있는 ‘급속대필’은 2만 원의 웃돈이 붙는다.
자기소개서 대필이 기승을 부리는 현실에서 대학들은 대필된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적발해 낼 수 있을까.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와 유사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지원자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모든 대학이 공유한다”면서 “대교협 시스템과 별도로 대학마다 논문 표절 방지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의 표절 방지 및 공정성 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