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코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이스라엘 신문에는 최근 국민의 53%만이 방독면을 가지고 있어서 이란 공격 준비가 부실하다는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아비 디히터 전 신베트(국내정보기구) 수장에게 이 문제의 해결을 맡겼다. 그러나 디히터는 이란 공격이 ‘총체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명한 말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언급은 이란 공격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예루살렘에 떠도는 주장의 하나는 미 대선 준비 기간인 11월 6일 이전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최적기라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유대계의 표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소문을 불식하기 위한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소문은 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도 이스라엘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무엇을 해야 하나. 이스라엘의 안보는 유대인 국가를 파괴하겠다며 핵무기로 무장한 이란과 양립할 수 없다. 이건 실제 상황이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공격은 재난이 될 것이다. 이란을 분노로 똘똘 뭉치게 할 것이고, 흔들리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북돋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 민감한 변화의 시기에 있는 아랍 세계를 급진적이고 과격하게 만들 것이다. 레바논 국경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자극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사기를 고무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중동 지역 주둔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테러리즘에 불을 붙이며, 유가를 치솟게 함으로써 취약한 세계 경제를 뒤흔들 것이다. 또 지역 전쟁으로 이어져 경제 제재로 고통받는 이란에 생명선을 제공할 것이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아랍의 ‘피의 복수’를 늘려나갈 것이다. 기껏해야 이란의 핵개발을 2년가량 후퇴시키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내쫓고 핵무기 개발에 돌진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가볍게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방독면과 관련된 얘기들은 설사 교묘하게 꾸며진 것이라 해도 이스라엘인의 실제 공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현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용납할 미국 대통령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이란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은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고 있으며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다양한 부품들을 결합하지도 않았다. 만약 그런 결정을 한다면 미군이 신속하고도 철저한 파괴로 대응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이 지금 취해야 할 현명한 선택은 바로 인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