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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삼척 상가 가스폭발로 건물 125동 주택 8채 차량 28대 피해

입력 | 2012-08-21 03:00:00

50여 점포 영업불능… 보상 길 막막




폭격을 맞은 것처럼 파괴된 삼척시 남양동 가스폭발 사고 현장. 폭발이 발생한 건물에서 350m 떨어진 지점까지 잔해물이 날아갔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삼척시 제공

17일 발생한 강원 삼척시 남양동 상가 액화석유가스(LPG) 폭발 사고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생계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삼척시에 따르면 이 사고로 건물 125동, 주택 8채, 차량 28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당일에 비해 건물 7동, 차량 1대가 늘어났다. 또 27명이 다쳐 1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삼척시는 사고 현장에 650명과 장비 47대를 투입해 복구 작업을 벌여 잔해 철거와 도로 정비를 마쳤다. 또 유리창 파손 등 경미한 피해를 본 일부 점포는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폭발 사고 발생 지점과 인접한 5, 6개 건물을 포함해 반경 50m 내 50여 개 점포는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사고 발생 건물과 3m가량 떨어진 최모 씨(58·여)의 음식점은 폭발 당시 날아온 벽돌로 33m²(약 10평) 규모의 내부가 쑥대밭이 됐다. 식탁이며 냉장고 등 대부분의 집기는 건질 만한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최 씨는 “숟가락 하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해 어떻게 살지 걱정”이라며 “그나마 가게에 늦게 나와 화를 면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 씨(61·여)도 “오랫동안 장사 못할 것을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며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이 없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또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 폭발 시 날아온 물체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은 김모 씨(61) 가족은 “가장이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는데도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하다”며 “가장의 부재로 인한 생계 곤란과 막대한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삼척시는 사고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상인들에 대해서는 뚜렷한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폭발 사고는 자연 재해가 아닌 인재여서 재난 관리기금을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장기 저리 융자, 공동 모금을 통한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 상인들은 18일 이이재 국회의원과 김대수 시장이 사고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소상공인 무이자 대출 등 신속한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척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가스안전공사,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이번 사고가 노래방 건물 지하에 LPG가 유출돼 있는 상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가 생겨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조사반은 건물 붕괴 위험이 없다고 확인되면 다시 정밀 조사를 할 방침이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