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뽑을 줄은 몰랐다.”
프로야구 KIA의 한 관계자는 20일 2013 신인드래프트 결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KIA가 이날 지명한 신인 10명 가운데 9명을 대졸 예정자로 뽑았기 때문이다. KIA는 2장의 우선지명권을 행사한 NC를 제외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1라운드에서 대졸 예정자 손동욱(단국대)을 뽑았다. 10명 모두를 고졸 예정자로 채운 두산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KIA 관계자조차 놀란 파격 행보는 삼성 시절부터 대졸 신인을 중용한 선동열 감독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당시 오승환(단국대 출신), 윤성환(동의대 출신) 등 진흙 속 진주를 정상급 투수로 성장시켰다. 선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 스카우트 팀에 ‘같은 실력이면 고졸보다 대졸을 뽑아 달라’는 부탁을 했단다.
대졸 선호에는 야구인 선동열의 인간적인 고뇌도 담겨 있다. 권윤민 KIA 스카우트는 “고졸 신인이 1, 2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해 방출되면 20대에 백수가 된다. 대학 졸업장이 있는 상황과는 다르다. 선 감독은 이런 이유 때문에 무분별하게 고졸 유망주를 선발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