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상위 0.1%를 위한 신용카드’를 표방하는 초우량고객(VVIP) 카드는 상류층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대기업 임원, 연예인도 거절당하는 카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일반 카드와 달리 티타늄, 진주모패, 금속박막 등을 이용해 만든 VVIP 카드는 지갑에서 꺼낼 때부터 으쓱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합니다.
VVIP 카드는 연회비가 수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지만 대신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혜택을 제공합니다. 매년 제주도 여행권, 건강검진권, 호텔 이용권 등을 보내주고 항공기를 탈 때는 동반자 무료 혜택을 주거나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고 호텔 스위트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간호사 방문 통합 의학 검사권, 24시간 헬스케어, 건강비서 서비스 등 최고급 병원의 각종 서비스와 명문 골프클럽 그린피 할인, 부킹 서비스 등 골프 관련 서비스도 받을 수 있지요.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는 VVIP 카드의 혜택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카드사들은 다음 달에 마일리지 등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전월 사용 실적을 강화해 무료 상품권 등의 제공을 제한하기로 한 거죠.
카드사 관계자들은 “이제 서민에게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로 번 돈을 부자들에게 퍼준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서 홀가분하다”고 말합니다. 한편에서는 “금융당국이 특정 계층에 대한 부가서비스까지 줄이라, 말라 하는 게 과연 옳은가”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