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골땅 합쳐 전재산 6억… 소득 일부 떼내 금융에 묻어라
동아일보와 자산리모델링 자문위원들의 전망은 예상보다 밝았다. 오 씨가 아직 젊어 15년 정도는 자영업을 계속할 생각인 데다 월 소득도 600만 원으로 상당하기 때문. 은퇴 후 월 희망 소비액이 200만∼250만 원으로 현 소득의 절반을 밑도는 것도 장점이다. 이창성 삼성생명 생애설계센터장은 “비교적 젊은 베이비부머들은 일할 기간이 상당히 남았으므로 가진 재산이 적더라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장기주택마련저축 적극 활용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두 곳 모두 팔아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귀농할 때 땅을 다시 사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땅을 판 1억 원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목표전환형펀드에 가입하면 연 7%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경민 대우증권 갤러리아 GM(그랜드마스터) PB는 “매달 저축 방법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계좌를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1인당 여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연간 가입한도는 1200만 원. 오 씨의 경우 매달 소득에서 100만 원을 떼 계좌당 25만 원씩, 4개의 장기주택마련저축 통장을 만들면 된다.
4개의 통장은 채권형, 주식형, 혼합형 등을 섞어 위험을 줄이면서도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추천됐다. 이 상품은 무주택자나 국민주택 규모 1주택 소유자가 가입할 수 있다.
○ 자영업자, 노란우산공제 가입할 만
은퇴 후 매달 250만 원을 쓴다고 가정할 때 오 씨의 현재 100세 준비지수는 61.2%, 경제수명은 79세로 나타났다. 100세까지 살려면 은퇴 후 월 희망 소비액의 61.2%만 쓸 수 있고, 희망 소비액대로 쓴다면 79세에 자산이 바닥난다는 뜻이다.
매달 150만 원씩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 리모델링을 거치면 오 씨의 경제수명은 96세로 늘어난다. 100세 준비지수도 95%여서 사실상 노후 걱정을 덜게 된다. 이 같은 변화에는 오 씨의 근로 기간이 큰 몫을 한다. 자영업을 하기 때문에 오 씨는 본인의 희망대로 64세까지 일할 가능성이 높다.
이창성 센터장은 “자영업자가 오래 일하려면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란우산공제는 자영업자의 폐업, 퇴직, 사망 등에 대비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사업이다.
오 씨는 자녀들의 출가 후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 귀농한다면 월 희망 소비액을 줄일 수도 있다. 희망 소비액을 월 2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줄이면 은퇴 준비가 훨씬 수월하다. 소비액 축소와 자산리모델링을 동시에 한다면 그의 경제수명은 100세를 훌쩍 넘고, 자녀들에게 5000만 원 정도의 유산을 남길 수도 있다.
:: 100세 준비지수 ::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은퇴 후 월 희망소비액 대비 현재 자산으로 준비할 수 있는 월평균 소득의 비율.
:: 경제수명 ::
은퇴준비자산을 가지고 희망 은퇴소비금액을 사용했을 때 집을 포함한 준비자산을 모두 사용하는 시점.
▽자산리모델링 자문위원 △이창성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생애설계센터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 △한정희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위원 △이경민 대우증권 갤러리아 GM(그랜드마스터) PB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