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되찾은 기분… 외교박물관 꾸몄으면”“일제가 강탈-매각한 이유는 독립운동 거점 두려워한 것”
김원모 단국대 명예교수는 일제가 5달러에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빼앗아 10달러에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1983년 이후 지금까지 공사관 회수 운동을 벌여 왔다. 그는 “평생 숙원을 이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일제가 매각한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문화재청과 문화유산국민신탁이 350만 달러(약 40억 원)에 매입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원모 단국대 명예교수(78·한미교섭사)는 “평생 숙원을 이뤘다”며 기뻐했다.
김 교수는 1891년 조선 왕실이 2만5000달러에 사들인 미국 워싱턴DC 소재 공사관 건물을 한일강제병합 2개월 전인 1910년 6월 일제가 단돈 5달러에 매입해 경술국치일(8월 29일) 직후 10달러에 매각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김 교수는 22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제가 한일강제병합 직후 공사관을 서둘러 처분한 건 이곳을 거점으로 우리 민족이 항일독립운동을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작 10달러에 팔아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제에 빼앗긴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사연을 처음 보도한 본보 1983년 10월 10일자 지면.
“1882년 조선과 미국이 맺은 수호통상조약 문서는 조선이 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주독립국가로 출발하고자 했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외교문서는 고스란히 역사를 반영하지요. 외교박물관으로 만드는 것이 되찾은 우리 건물의 역사적 의의를 살리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