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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독도 충돌]靑 ‘노다 독도항의 서한’ 이르면 23일 반송

입력 | 2012-08-23 03:00:00

“다케시마 상륙이라니 팩트 틀렸다… 李대통령은 우리 영토 독도 방문”




정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17일 보낸 서한을 이르면 23일 반송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보관 중인 서한에 대해 △반박 서한 발송 △반송 △무대응 등 3가지 카드를 검토해 왔다. 1965년 일본과의 수교 이후 일본 측이 보낸 외교문서를 정부가 반송하는 것은 처음이다. 외국 정상의 서한을 되돌려주는 것은 국제관례상으로도 극히 이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국제법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노다 총리의 서한을 접수해 답변하거나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타당하지 않은 만큼 아예 서한을 반송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한에 ‘이 대통령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에 상륙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대통령은 ‘다케시마’에 ‘상륙’한 사실이 없고 우리 영토인 독도를 방문한 것이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가 틀렸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가 서한을 보낸 뒤 우리 정부가 그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일본 언론에 공개했는데, 이는 서한이 외교 행위가 아니라 일본 국내 정치용이란 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반송 카드를 택한 것은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을 감안한 측면도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반박 서한을 보내면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의견을 나눴다’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반송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가 ‘외교적 결례’라며 문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례가 없는 만큼 ‘반송’은 보편화된 공식 외교행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결례는 일본이 먼저 한 측면이 있다. 일본 역시 (서한 접수도 전에 공개하는 등) 예양(외교적 예법)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반송 방침을 최종 결정하면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에 서한을 되돌려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일 대사관 직원이 서한이 담긴 봉투를 뜯어 내용만 확인했을 뿐 서한을 공식 접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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