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SK그룹의 중국 진출 전략인 △상호 이해 △상호 신뢰 △상호 이익 △장기 비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 베이징에 첫발
SK가 중국에서 항상 승승장구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초 중국 선전(深(수,천))에 10억 달러 규모의 정유단지 건설을 추진했으나, 막판에 중국 정부의 반대로 좌초됐다. 중국 정부가 에너지 관련 사업을 외국기업에 내준다는 자체를 꺼렸기 때문이다.
결국 SK는 1996년 말 그동안 투자했던 200만 달러를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SK는 원점에서 중국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 SK차이나 출범
특히 석유사업 중 아스팔트 사업은 SK차이나 설립 이후 1년 만에 4.5배로 증가했고, 중국에서 수입하는 고급 아스팔트 시장의 40%를 점유했다. 정보통신사업도 최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SK는 2월 말 충칭시(重慶市)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중국석유화공), 영국의 석유 메이저인 BP 등과 함께 충칭에 부탄디올(BDO)과 초산, 암모니아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부탄디올은 스포츠, 등산용품 등에 쓰이는 스판덱스와 합성피혁, 폴리우레탄 등의 제조 원료가 되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이다. 같은 달 반도체 기술기업인 엠텍비전과 함께 선전에서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SK그룹은 특히 하이닉스 우시(無錫)공장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 가운데 생산량이 많고 기술수준도 높은 만큼 SK그룹의 새로운 해외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때문에 2월에 최태원 회장이 우시 공장을 찾은 데 이어 3월에는 박영호 SK차이나 총재도 여기를 방문했다.
당시 최 회장은 “우시 공장이 자리 잡은 창장(長江) 강 삼각주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모두 모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우시 공장은 뛰어난 생산성과 현지화를 통해 성공적인 해외진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 중국 기업시민 SK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SK는 2009년 유력 주간지 ‘남방주말’의 글로벌기업 사회공헌 랭킹 에서 6위를 했으며, CCTV 주관으로 진행된 ‘중국인 마음속의 글로벌기업 순위’에서 유일한 한국기업(3위)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