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룸살롱 출입을 보도한 월간지 신동아 9월호 기사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유 대변인은 “기사의 기본이 안 돼 있고 근거도 없다”고 가시 돋친 공격을 했다. 성인 남성이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게 큰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 교수는 2009년 TV에서 ‘단란주점’이라는 말조차 모른다고 했다. 만일 거짓말이라면 안 교수의 도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다. 사실 여부를 담담하게 밝히면 될 일인데 유 대변인의 말은 너무 거칠다. 이런 대변인보다는 안 교수가 직접 나서 해명하는 게 국민과의 소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유 대변인은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가 17일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기에 장인과 부인이 이사로, 동생이 감사로 재직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가족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라면서 “채널A는 왜 안철수만 검증하느냐. 박근혜는 안 하느냐? 나중에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될 것이니 유념하라”고 협박하듯 말했다. 불필요하게 언론과 각을 세웠던 노무현 정부 시절의 춘추관장을 다시 보는 듯하다. 그동안 안 교수가 박 후보보다 더 많이, 더 가혹한 검증을 받기라도 했단 말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안 교수를 대통령선거 입후보 예정자로 분류하고 있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안 교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고, 안 교수가 언론을 피하는 바람에 부득이 유 대변인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 대변인은 좀더 성실하고 겸손하게 대변인의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유 대변인은 7월 19일 책 ‘안철수의 생각’이 나왔을 때도 “적당한 시기에 (출마 여부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공수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