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onecut@donga.com
드라마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드라마 속 장면들과 대사들이 김하늘에게도 신선한 설렘을 안겨 준 듯했다.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과 달달한 로맨스를 펼친 배우 김하늘(34)은 “나도 마지막 프러포즈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 같은 프러포즈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또 “장동건이 ‘나 좀 좋아해 주면 안 돼요?’라고 말할 때 설렜다. 그렇게 말하는 남자가 있다면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하늘은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장동건과의 애정신을 보기 좋게 소화했다. 김하늘은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잘 하는 비결에 대해 “원래 성격이 잘 웃고 긍정적인 편이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배우 김하늘.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일까? 인터뷰 내내 그녀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 김도진의 프러포즈…“‘나 좀 좋아해 주면 안돼요?’라는 말에 가슴 떨렸다”
-이번에도 ‘로코 퀸’이라는 수식어가 통했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평소 장난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웃긴 걸 좋아하는 점이 극 중 이수와 많이 닮은 것 같다. 또 나는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수록 그 기분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빠져 나오려고 노력한다.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까 ‘로코 퀸’이라는 타이틀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김하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onecut@donga.com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과 연인 사이로 출연했다. 장동건이 유부남이라서 연기하는데 불편하지 않았는지.
-극 중 김도진(장동건), 임태산(김수로), 최윤(김민종), 이정록(이종혁) 중에서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
“도진의 캐릭터가 매력이 있었지만, 태산처럼 이거면 이거, 저거면 저거 이렇게 감정 표현을 잘 하는 남자도 좋은 것 같다. 성격을 봤을 때 내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태산인 것 같다”
-실제로 김하늘의 마음을 설레게 한 대사가 있는지.
“도진이가 이수에게 ‘나 좀 좋아해 주면 안돼요?’ 라고 말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정말 남자가 그렇게 얘기하면 안 좋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여자한테 매달리는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당해 보이기도 해서 좋은 것 같다”
-극 중에서 서이수(김하늘)가 임태산(김수로)을 짝사랑하는데, 실제로 짝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짝사랑 경험이 있다. 중학교 때도 있었고 성인일 때도 있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그게 짝사랑인 것 같다. 그래서 이수의 감정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런데 내가 만약 이수였다면, 짝사랑하는 태산(김수로)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내 마음을 표현 했을 것 같다. 그래서 태산을 두고 홍세라(윤세아)와 정정 당당하게 경쟁했을 것 같다. 만약 태산이 세라를 선택하면 쿨하게 포기 했을 것이다. 이수처럼 멀리서 지켜만 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장동건의 아내 고소영 씨가 방송에서 “남편의 스킨십이 질투 난다”고 말했다
“그냥 방송이니까 장난한 것 같다.(웃음)”
▶ 김하늘, 결혼을 생각할 나이…“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김하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마지막에 장동건에게 멋진 프러포즈를 받았다. 연기를 하면서 실제로도 그런 프러포즈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함께 연기했던 사람들이 나에게 ‘잘 가’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앞에서 하는 퍼포먼스라 굉장히 감동스러웠다. 울컥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감동스러운 프러포즈를 직접 받아봤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는지.
“사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결혼에 대한 로망이나 이상향 등이 있다. 오히려 20대 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 파트너에 대한 환상도 있지만,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때 꿈이 ‘현모양처’였다고 들었다
“고등학교 때 꿈이 현모양처였다. 고3 때 선생님이 ‘너 장래희망이 이거니?’라고 얘기하시더라.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이 좀 강했던 것 같다. 집안을 꾸미거나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대한 환상이 있어서 그런 걸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김하늘…“20대 후반에는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슬럼프가 온 적이 있는지?
“20대 후반에 슬럼프가 있었다. 3이라는 숫자가 너무 무서웠다. 배우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많이 불안했었다. 그래서 29살 때 모든 게 불안했었는데, 나한테는 그 시기가 슬럼프였다면 슬럼프였던 것 같다. 그런데 친구들 덕분에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다. 친구들은 목소리만 들어도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안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이라. 그래서 많은 위로가 됐던 것 같다”
-연기 생활도 이제 15년이 되어간다. 배우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나는 정말 많이 되돌아본다. 그동안 잘 살아온 것 같다. 내가 처음 데뷔 했을 때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 모습이랑 많이 다르다. 그때는 모든 게 너무 부족하고 나약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