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다니엘은 “상품이 되고 싶진 않다”며 편한 작품들을 발로 차기도 했다. 스스로 자신에게 떳떳한 연기를 하길 바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스릴러 영화 ‘공모자들’로 연기 변신
영화 속에선 충격적 반전 카드 쥔 인물
실제론 얽매이는 게 싫은 ‘애어른’ 청년
연기하다가도 욱! 선배들 조언에 끄덕
최다니엘(26)은 긴 양 팔을 쭉 펴올려 “진짜 누구(여자친구)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탁자 위 안경에 손가락을 쑥 넣더니 “안경 문신이라도 그려 넣을까요?”라며 웃었다. ‘최다니엘 안경발’이 화제라는 말에 나온 유쾌한 반응이다.
“한땐 애어른 같다는 소리, 은근히 즐겼거든요. 그런데 20대가 이제 4년 밖에 안 남았고 이 때에만 가능한 일도 있잖아요. 저도…. 즐기고 싶고(웃음), 밤도 새고 싶은데. 하하! 와…. 정말 아무도 없어.”
‘할 말은 일단 다 하고 보는 성격이냐’고 물었더니 “크크”소리를 내며 “네”라고 했다. 오해도 많이 받았다. 불합리한 상황이면 일단 짚고 넘어가기 때문. “총대를 메고 말하니까 동료들은 좋아하는데 받는 입장에선 싫어하죠. 나중에 다 풀긴 하지만.”
최다니엘 입장에서는 ‘공모자들’을 함께 한 임창정, 촬영 중인 영화 ‘AM 11:00’에서 호흡을 맞추는 정재영을 옆에서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이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저는 젊은 혈기에 일단 ‘욱’해서 ‘왜 그러느냐’고 따지고 보는데 선배들은 노련하고 지혜로워요. 한 수 배우고 있죠.”
최다니엘은 2년 전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통해 스크린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등과 맞물리면서 로맨틱 가이 이미지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공모자들’에선 익숙한 그의 모습이 아니다. SF액션 ‘AM 11:00’에서도 또 한 번 변신한다. 연기 욕심이 없다면 쉽지 않은 행보다.
연기 욕심을 키운 건 꽤 오래 전부터다.
“집안이 부유하지 않았어요. 군인인 아버지도 일찍 퇴역하셨고, 다섯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고등학교 때부터 용돈을 벌었어요. 주유소, 배달? 고 2때인가 연기학원 오디션 전단지 보고 응시했는데. ‘와! 나 됐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그는 이제 얼굴이 알려지면서 외출 횟수가 줄었다. 운전 도중 마주칠지 모를 가상의 상황을 예로 들며 머쓱한 자신의 근황을 밝혔다.
“만약 운전하다가 상대 차가 잘못해서 사고를 냈다면. 분명 화가 날 텐데 욕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꾹 참는 건 더 싫고. 하하! 요즘엔 맨 정신에 모자 눌러 쓰고 혼자 노래방 가서 노래 실컷 불러요. 아니면 가수 나얼 형 작업실에 놀러가거나.”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최다니엘은 최근 출연 제의도 많이 받는다. “그냥 발악하는 상태? 사력을 다해 연기해도 나중에 보면 민망할 때가 있어요. 연기하는 동안만큼은 내 자신한테 떳떳하고 싶거든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