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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채널A]시집살이 52년, 가슴속 묻어둔 이야기

입력 | 2012-08-25 03:00:00

당신을 사랑합니다(오전 9시)




52년째 시집살이를 하는 한재형 할머니(76). 며느리에게 밥상 받을 나이에도 시어머니 김창분 할머니(99)의 삼시 세끼를 챙긴다. 부뚜막 중문에 갇혀 고된 시집살이하느라 바깥세상도 모르고 살아온 한 할머니는 자식 키우랴 농사지으랴 시집살이하랴 허리가 많이 굽었다.

시어머니도 할 말이 많다. 31세 때 청상과부가 되어 5남매를 혼자 힘으로 어렵게 키우며 살았다. 남들은 ‘할 소리 다하며 며느리에게 시집살이 시켰다’지만 정작 본인은 ‘며느리살이’를 하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한 할머니 입장에선 아직도 시집살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모든 살림살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시어머니는 지금도 사사건건 며느리가 하는 일에 참견한다.

어느 날 오후,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머리를 빗기고 한복을 꺼내 입혀드린다. 영정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서로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된 두 사람은 마음에 묻어둔 얘기들을 꺼내 보이는데….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