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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 충돌]MB-노다 왜 이렇게 틀어졌나

입력 | 2012-08-25 03:00:00

작년 12월 교토 정상회담 위안부 문제 충돌하며 냉랭
靑 “日王사과 발언 설명에도 日서 문제 삼는 것도 불쾌”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찾았던 지난해 10월 18일. 양국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겠다며 이날 저녁 늦게 서울에 도착한 노다 총리는 한 식당에서 추어탕으로 맛있게 식사를 했다. 막걸리와 소주도 간단한 반주로 곁들였다. 자칭 ‘미꾸라지 총리’로서 양국관계를 돈독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행보였다.

노다 총리는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추어탕이 다시 화제에 오르자 “일본에도 여러 맛있는 추어탕이 있다”며 “다른 것(요리)들을 포함해 많이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른바 ‘추어탕 환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랬던 두 지도자의 관계는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유례없는 한일 외교전쟁 속에 서로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상황까지 악화됐다.

두 정상의 관계가 틀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다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했지만 노다 총리는 되레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 철거를 요구했다. 화가 난 이 대통령은 45분간 위안부 문제만 거론했다. 이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올해 3월 다시 방한한 노다 총리는 하루도 묵지 않고 의회 일정을 핑계로 정상회의 도중에 귀국해버렸다. 5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냉랭한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지지율 추락에 시달리는 노다 총리는 최근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발언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외교적으로 강경한 행보를 내세워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의 일왕 발언에 대해선 한 교사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일본 측에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계속 문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정상 외교라는 것이 서로의 개인적인 친밀감을 쌓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이 대통령과 노다 총리는 감성적, 심리적으로 충돌해버렸기 때문에 양국에서 정권이 바뀔 때까지는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채널A 영상] “독도는 일본 땅” 日 총리 잇단 망언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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