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 두 이 桃: 복숭아 도 殺: 죽일 살 三: 석 삼 士: 선비 사
안영은 이들에게 경공의 상을 내리겠다고 하고 궁궐로 오게 했다. 그러고는 금 쟁반에 복숭아 두 개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세 분은 국가의 동량(棟梁)이요, 강철 같은 무사이십니다. 주군께서는 당신들을 위해 궁궐 뒷동산의 복숭아를 맛보게 하셨으나 잘 익은 것은 겨우 두 개뿐이라 공로에 따라 드시면 됩니다.”
안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먼저 공손접은 자신이 숲 속에서 멧돼지를 잡은 일과 맨손으로 맹호를 잡은 일을 거론하면서 복숭아 한 개를 가져가 버렸다. 전개강 역시 두 번이나 전쟁에 참여해 제나라의 위엄을 날리는 공을 세웠다고 하면서 가져가 버렸다. 그러자 고야자는 화가 치밀어 자신이야말로 주군의 마차가 황하로 휩쓸려갈 때 홀로 물속에 들어가 목숨을 구했다고 하면서 가져간 복숭아를 내놓으라고 소리치고는 보검을 뽑아 시위를 했다. 다른 두 사람은 자신들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고는 즉시 칼을 뽑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선혈이 채 마르지 않은 두 사람의 시신을 본 고야자도 한탄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