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내복 전문 ‘지비스타일’ 박칠구 대표
어린이 내복 전문 업체 지비스타일의 박칠구 대표(사진)는 성공비결을 묻자 100% 면(綿)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피부가 민감한 아이들을 위해 내복 재질에 각별히 신경 쓴다는 설명이다. 화학섬유에 비해 원가가 비싸지 않느냐고 되묻자 “‘길게 봐야 사업을 오래 할 수 있다’는 선친의 철학을 따른 것”이라고 했다.
1984년, 박 대표는 서울 동대문시장 내 6.6m²(약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내복 장사를 시작했다. 대구에서 20여 년간 성인내복 사업을 하던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일을 잇기를 원했다. 박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은 뒤 사업을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에 서울로 가서 장사를 했다.
성공의 열쇠는 디자인이었다. 지비스타일은 어린 고객들을 위해 1993년 세계적 애니메이션 기업인 ‘월트디즈니’와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적중했다. 어린이들은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가 들어간 내복에 열광했다. 지비스타일은 이듬해 연 매출이 150% 가까이 성장했다.
라이선스 계약을 발판으로 성장했다는 소문이 돌자 다른 업체들이 뛰어드는 바람에 지비스타일은 1998년 월트 디즈니와의 계약 갱신에 실패했다. 사업 시작 후 최대의 위기였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박 대표는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체 브랜드 ‘무냐무냐’를 개발해 자생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냐무냐는 아이들이 질문할 때 쓰는 ‘뭐야’라는 말을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것이다. 값비싼 로열티를 아껴 제조원가도 낮출 수 있었다. 디자인 개발의 끈도 놓지 않았다. 2003년에는 서울 본사에 별도의 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다. 전체 직원 100여 명 중 디자인 전담 직원만 28명이다.
다음 달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지사를 세우며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기 때문에 쉽게 정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비스타일의 올해 목표 매출은 54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