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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치료, 정신과 의사들이 나선다

입력 | 2012-08-28 03:00:00

정신의학회 28일 정부와 MOU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피해학생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의사들이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학교폭력에 관련한 학회 차원의 활동은 교육과 보건복지 분야에서 처음이다.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3800여 명 전원이 소속된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학교폭력 징후를 찾아내기 위한 진단법을 개발하고, 학교 현장에서 예방과 치료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학회는 여기에 필요한 매뉴얼을 만들어 내년 봄 학기부터 활용할 계획이다.

학회는 우선 초중고생의 정신건강 상태를 세분하기로 했다. 폭력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학교를 미리 찾아가 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진단한 뒤 점수를 매기는 식이다. 예를 들어 A등급은 양호하고, C등급은 상담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정리한다.

진단은 모든 학생에게 확대할 계획이다. 상담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1차로 학교 교사들이 학생과 상담을 한다. 학회는 여기에 필요한 교사용 상담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 상담이 필요한 학생은 수십만 명 정도로 학회는 예상한다.

교사 상담을 통해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맡는다. 학회가 여기에 참여할 의사를 모집했더니 현재까지 200여 명이 신청했다. 앞으로도 수백 명이 더 참여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의사와의 상담이 끝난 뒤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상담센터나 의료기관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이 학회의 사공정규 특임이사는 “의사 상담비는 가급적 학교나 학생, 학부모가 부담하지 않도록 정부에 보조금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회는 의사들이 일선 학교와 일대일로 결연하고 학교폭력 문제를 돕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우선 10월부터는 결연한 학교에 의사가 정기적으로 찾아가 ‘정신건강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학생, 교사, 학부모와 정신건강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학회는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 사업을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8일 서울 영등포구 의원회관 신관에서 복지부, 교과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사공 이사는 “어른이 된 후에 정신건강을 챙기려면 늦다. 폭력도 마찬가지라서 예방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