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매미’ 이후 가장 강력, 176만가구 정전… 교통 마비
좌초된 中 어선 28일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며 제주 및 서남부 지역에 피해가 속출했다. 해상에는 파도가 4∼9m로 매우 높게 일었다. 이날 오전 2시경 제주 서귀포 해상에서는 중국 어선이 좌초돼 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중국 어선이 두 동강 난 채 해안에 좌초돼 있다. 서귀포=뉴시스
이날 순간 최대풍속 초속 59.5m(광주 무등산 무인기상관측장비 측정값)의 바람이 불어 역대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가운데 두 번째를 기록했다. 최대 강풍은 2003년 태풍 매미 때의 60.0m다. 하지만 우려했던 최악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에서는 중국 어선 2척이 태풍에 전복돼 선원 33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됐다. 나머지는 모두 구조됐다.
이날 태풍으로 인천대교 등 고속도로 및 일반도로 27곳이 한때 통제됐다.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고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기가 모두 결항했다.
볼라벤은 서해안 진입 당시 중심기압이 961.9hPa(헥토파스칼)로 2000년 이후 한반도로 북상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제주 305.9mm, 전남 해남 202.5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무려 740.5mm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볼라벤이 북한으로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며 “14호 태풍 덴빈(‘천칭’의 일본어)이 뒤를 이어 오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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