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선발투수에 따라 특정 포수를 활용하는 전담포수제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장원삼, 탈보트, 고든이 등판할 때는 주전 진갑용(위)이 마스크를 쓰고, 배영수와 윤성환이 출격할 때는 백업 이지영이 나선다. 스포츠동아DB
삼성 전담포수제로 얻은 1석3조 효과
이지영,배영수·윤성환 전담포수로 우뚝
배영수 “지영이 굿…90% 사인 따른다”
진갑용 체력 부담 줄여 가을잔치 대비
류감독 “백업 전력도 튼튼…황금분할!”
삼성은 최근 선발투수에 따라 포수를 번갈아 기용하는 전담포수제를 적용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5총사 중 장원삼을 비롯해 외국인투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이 등판하면 주전포수 진갑용(38)이 마스크를 쓰고, 배영수와 윤성환이 출격하는 날에는 백업포수 이지영(26)이 안방에 앉는다. 최근 이 같은 안방 분할구도로도 선두를 질주하자 류중일 감독은 “현재로선 성공이다”며 전담포수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2008년 삼성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이지영은 타격에는 소질이 있지만 포수로서의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상무 입대 후 올 시즌에 앞서 삼성에 복귀했지만 사실 1군 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다. 팀내에 백업포수 요원은 넘쳤기 때문. 그런데 그동안 제2의 포수로 자리를 굳건히 했던 현재윤이 골반과 허리부상 등으로 장기 이탈한 데다, 이정식과 채상병도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하는 사이, 이지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방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최근만 보더라도 이지영은 26일 잠실 LG전에서 배영수가 개인통산 100승을 거둘 때 7-2 승리를 이끌었고, 윤성환이 선발 등판한 29일 군산 KIA전에서도 4-0 승리를 지휘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지영이 안방에 앉았을 때 배영수나 윤성환이 못 던졌다면 결국 죽으나 사나 진갑용을 찾았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지영이 블로킹도 좋아졌고, 시즌 초반보다 포수로서 많이 안정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담포수 황금분할로 1석3조 효과
진갑용은 우리나이로 39세인데다 그동안 무릎 등 몸상태가 좋지 않아 홀로 안방을 모두 책임지기에는 무리였다. 가을을 위해서라도 진갑용을 아껴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지영의 성장은 반갑기만 하다. 류중일 감독은 “갑용이 체력부담도 줄이고, 이지영 본인의 기량도 발전하고, 우리 팀 백업전력도 튼튼해지고 있다”며 1석3조 효과를 설명했다. 배영수는 “진갑용 선배가 포수를 보면 당연히 편하다. 모든 걸 다 믿고 던진다.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져 안타를 맞을 때도 있다”며 웃은 뒤 “이지영은 아무래도 경험이 적으니 더 신경을 쓰고 집중하게 된다. 포스트시즌이 되면 진갑용 선배와 호흡을 맞춰야겠지만, 현재 지영이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이젠 90% 정도는 지영이 사인에 따른다”고 밝혔다.
군산|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