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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산업주식회사의 웨스팅하우스 TV 판매광고(동아일보 1962년 2월 21일)는 “테레비(텔레비전)는 Westinghouse”라는 헤드라인 아래, 테-불(테이블)형 23인치와 19인치 및 포-타불(포터블)형 19인치 상품을 소개했다. 규격으로 인치(inch)를 쓰지 않고 인치를 뜻하는 ‘촌((두,촌))’으로 표기하면서 ‘세계적 기준에 따라 TV를 선택하라’며 다음과 같은 보디카피를 제시했다. “테레비의 부피가 엷(얇)고, 화면이 평면에 가까우며, 화면이 장방형(長方形·내각이 모두 직각이고 가로세로의 길이가 다른 네모꼴)이고, 대형 스크린이어야 하며, 근거리 시청에도 지장이 없도록 보안장치(Tinted Filter)가” 있어야 한다는 것.
보디카피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는 요즘 TV의 선택 기준으로 적용해도 타당하니 놀랍다. TV가 어떻게 진화할지 예상한 셈인데, 그 예상대로 TV 기술력이 발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TV 방송을 시작했던 1962년 무렵에는 TV 수상기를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해 정부는 수입 TV 수상기를 두 차례에 걸쳐 면세로 도입해 월부로 보급했다. 효창공원 축구장에서 10개월 월부로 TV 주문 신청을 받는다는 행사고지 광고 내용은 그런 정책이 반영된 증거다.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