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거부 교장-교사 징계”… 대학들 인성평가 계획 철회
경기 강원 전북지역 43개 고교가 3학년 학생의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학생부에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3개 지역의 고교 수를 공개했다. 올해 수시모집을 위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31일이다.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은 고교는 전북이 19곳으로 가장 많았다. 고3 학생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린 학교 23곳 가운데 83%나 된다. 강원은 학폭위가 열린 24개 고교 중 71%(17곳), 경기는 106개 고교 중 6.6%(7곳)였다. 교과부는 이 학교들에 대해 다음 달 3일까지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지시한 뒤, 따르지 않는 교장 교감 교사는 징계할 방침이다.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학교폭력을 전형요소로 반영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은 고교 출신 지원자 모두에게 학교폭력 가담 여부를 물어보는 게 불가능해서다.
이욱연 서강대 입학처장은 “사실상 이번 입시에서는 학교폭력을 보기 어렵다. 전형은 학생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 B대 입학사정관도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있고, 일일이 기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학교폭력을 반영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