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양 수술 맡았던 이창석 나주종합병원장
8월 30일 새벽 납치돼 성폭행당한 뒤 유기됐던 A 양(7)은 발견 당시 신체적 상해와 정신적 충격으로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집도한 이창석 나주종합병원 원장(46·외과 전문의·사진)은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봤으나 우려했던 것보다는 심각하지 않고 수술도 잘돼 다행”이라며 “A 양이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A 양을 처음 봤을 때 상태는….
―얼마나 상처를 입었나.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하혈을 많이 한 상태였다. 중요 부위가 찢기고 직장이 일부 파열됐다.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옮길 수도 있었지만 A 양 어머니가 이곳에서 수술을 받게 해달라고 해 2시간 동안 봉합수술을 했다.”
―수술 경과는….
“외과적으로 잘됐다. 회복 상태도 좋은 편이다. 수술 후 병실에서 깨어난 A 양을 봤더니 처음에는 말을 잘 못하다 차츰 안정을 찾아 물어보는 말에 대답을 잘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문 여닫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외과적인 응급처치는 일단 끝났으니 심리적인 치료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후 수술 여부는 앞으로 치료할 대학병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치료기간을 특정하기는 힘들다.”
이 원장은 A 양이 이날 오후 광주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지기 전 엘리베이터 앞에서 “걱정 마, 괜찮을 거야”라며 침대에 누운 A 양의 손을 꼭 잡아주기도 했다.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