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영유권을 주장하지 말고 한국과 영원한 신뢰와 우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일본의)국익에 맞는다."
70대 일본인이 자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는 서한을 한국 영사관에 보내와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주 센다이(仙台)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일본 미야기(宮城)현에 사는 일본인 남성 세이노 다쿠야 씨(77·가명)는 이 같은 내용의 A4 용지 1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왔다.
세이노 씨는 이 서한을 일본 언론사에 보냈지만 독자투고란 등에 반영되지 않자 "한국 언론에 전해달라"며 주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으로 다시 보냈다.
세이노 씨는 서한에서 '1905년에 일본이 독도를 편입했다'는 주장과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당시 국제사회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했다'는 주장을 견강부회(牽强附會·가당치도 않은 말이나 주장을 억지로 끌어다 붙여서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려고 함)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한국을 식민지로 병합하는 과정에서 다케시마를 편입한 것이나 한국전쟁 와중에 한국이 회의에 참석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근거로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이 부끄러움을 모른 채 북방영토(쿠릴 4개 섬)와 다케시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는 한 마리(북방영토)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이노 씨는 자신을 '일본을 사랑하는 평범한 일본인'이라고 소개했다. 회사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세이노 씨는 3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치료를 하는 틈틈이 지역 향토사연구회에서 다른 주민들과 함께 가타노 쓰기오(片野次雄)나 아라이 신이치(荒井信一) 같은 일본인 역사평론가의 책을 잃으면서 한일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제 주변에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제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부나 언론이 자꾸 이상한 쪽으로 몰고 가는 것 같습니다. 이상해진 나라에서 죽기는 싫다, 제대로 된 나라로 돌려놓고 싶다는 생각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세이노 씨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진짜 애국심'을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